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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피해자들의 보호는 누가 해주는가

by J지수 2022. 4. 24.

1. 터널 붕괴

자동차 판매원인 정수는 딸의 생일을 맞이해 케이크와 선물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던 중 정수는 터널 안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정수는 상황 파악을 위해 터널을 두리번거렸지만 터널 안은 평온했다. 그때 갑자기 터널 안에 있는 전등이 모두 꺼지면서 어둠에 잠긴다. 불안한 정수는 서둘러 터널에 벗어나려 했지만 엄청난 굉음과 함께 터널이 붕괴된다. 붕괴된 터널 안에서 정신을 차린 정수는 신고하고 구조요청을 한다. 이에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지만 붕괴 현장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터널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입구가 아예 무너져 터널 출구 쪽에 긴급구조본부를 설치한다.

2. 인간에 의한 재난

구급대원들의 대장인 대경은 정수와 통화를 한다. 대경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려움에 빠져 있는 정수를 다독이며 정수의 상태를 파악한다. 정수의 구조를 위해 대경은 정수에게 위치를 알 수 있는 단서에 대해서 물어본다. 이에 정수는 차 위에 환풍기가 떨어져 있고 터널이 붕괴될 때 터널의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한다. 대경은 정수가 이야기한 단서를 가지고 터널의 설계도를 보며 정수가 매몰되어 있는 위치를 대충 파악한다. 다음날 구급대원들은 터널 내부 안으로 드론을 보내 내부 상황을 확인해보려 했지만 터널 내에서 전파 방해 물질이 많아 드론이 터널 안쪽 깊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에 대경은 위험을 무릅쓰고 차를 타고 직접 터널 내로 들어간다. 터널 내에서 정수와 연락이 닿은 대경은 멀지 않은 곳에 정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때 터널의 2차 붕괴가 시작되었고 대경은 급하게 터널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대경은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정수에게 전화를 해본다. 다행히 정수는 무사했다. 그리고 2차 붕괴로 환풍기가 더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환풍기에 적혀 있는 번호가 보였다. 그 환풍기 번호를 통해 대경은 정수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정수의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된 구급대원들은 터널 위를 수직으로 뚫고 들어가 정수를 구조하기로 한다. 이 방법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정수는 예상보다 구조되는 데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대경을 통해 들었다. 그래서 정수는 차 안에 있는 식량과 물을 조금씩 나눠 먹으며 근근이 버티고 있었다. 한편 밖에서는 정수를 구하기 위해 구급대원들이 노력하고 있었고 정수의 아내는 구급대원들의 식사를 챙겨 주며 남편을 위해 밖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들을 하고 있었다. 17일이 지나고 나서야 터널을 바닥까지 뚫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정확히 3번 환풍구가 있는 위치를 굴착했으나 정수는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는 설계도와 전혀 다르게 터널이 시공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을 밖에서 전해 들은 정수는 절망에 빠진다. 심지어 정수의 핸드폰마저 꺼져버려 이제는 외부와 접촉마저 끊어지면서 정수는 더욱 불안해진다.

3. 생명을 저울질하는 사람들

정수의 생사를 알 수 없게 되고 구조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 언론들은 서서히 정수의 구조와 경제적 손실을 저울질 하기 시작한다. 이에 여론마저 조금씩 포기 쪽으로 기울어져 간다. 게다가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작업반장이 사고로 사망하자 여론은 더욱더 피해자인 정수의 가족들을 힘들게 만든다. 그리고 터널이 매몰된 후 그 근처에 있던 제2터널의 공사가 정수의 구조 때문에 중단되어있는 상태였는데 이를 두고 시공사들은 정수의 구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따지기 시작한다. 이에 정수의 아내에게 국토교통부 직원이 찾아와 정수를 포기하길 강요 한하며 제2 터널의 공사를 재개하는 것의 동의를 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경은 정수에게 구조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려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위험을 무릅쓰고 터널 위에 뚫은 구멍 안으로 홀로 들어간다. 이때 마침 살아 있던 정수는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 이 소리를 감지한 대경은 정수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고 구조를 다시 재개한다. 이에 정수는 매몰 35일 만에 구조된다.

4. 영화를 보고 난 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재난들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고 답답했다. 그만큼 영화에서는 재난이 벌어졌을 때 언론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여론들이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보여주고 이것을 비판하고 풍자했다. 영화는 억지로 감정을 이끌어내기보단 현실적인 내용들을 담아내 관객들이 제삼자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과 입장을 인지하고 관찰하게 했다. 이로 인해 관객들이 문제의 핵심을 생각하게 하고 또한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피해자와 관련이 없는 시민이라면 나는 생명과 경제적 손실을 저울질하는 여론들 중 한 명이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언제나 피해자들은 보호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들로부터 사과를 받지도 못하고 심지어 언제든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조차 비난을 받는다. 문제는 이 같은 일들이 언제나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많은 재난이 일어나야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할 수 있으며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나와야 피해자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주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려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보고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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